시벨리우스의 교향곡들..
http://to.goclassic.co.kr/symphony/11617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핀란디아, 그 곡의 존재만으로도 핀란드 국민들에게 시벨리우스라는 인물은 참 대단했을 것입니다. 물론 핀란드의 민족성이 어떠한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 곡 하나만으로도 시벨리우스는 핀란드 역사에 길이 남겨졌을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안익태 선생님 같은 분들을 도외시하거나 점점 뇌리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시벨리우스가 그렇게 핀란드에서 추앙받는 이유를 핀란디아로 소급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싶습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시벨리우스는 교향곡에 투신한 작곡가입니다. 그런데 시벨리우스가 활동했던 당시는 말그대로 기존의 틀이 완전히 무너지는 시기였습니다. 교향곡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이미 교향곡은 한물간 장르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었고, 교향곡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 가던 시대였습니다. 흥미진진한 작품들이고 뛰어난 걸작들이지만, 쇼스타코비치나, 프로코피에프의 교향곡의 내용이 시벨리우스나 다른 낭만주의 자들의 작품에 깊게 베어있었던 숭고한 정신을 담고 있지는 못합니다. 물론, 이런 작품을 그전의 낭만주의 교향곡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긴 합니다. 이미 교향곡에 대해선 개념이 바뀌었으니까요.

 

아무튼, 핀란드에서 시벨리우스의 위상은 시벨리우스의 작품과 그의 음악사적 업적을 제대로 고려해볼때 왜 그들이 그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시벨리우스를 추앙하는지 제대로 볼 수 있지 않나싶습니다.

 

 

저는 교향악사를 주로 공부하고 있는데, 저의 짧은 식견에 의하면, 베토벤이라는 거인이 흔들어 놓은 교향악사에서 그 많은 후대의 낭만주의 천재들이 베토벤을 넘기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진정으로 베토벤을 넘었던 사람은 오직 시벨리우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베토벤적 교향곡, 그러니까 순수한 의미에서 절대음악적 교향곡을 전제로 합니다. 베토벤 이후 대응 양상은, 베토벤을 인정하고 그 토대하에서 작곡하느냐, 베토벤과 절충하느냐, 아니면 완전히 무시하고 표현위주로 가느냐 하는 것이었고, 수많은 시도들과 수많은 걸작들이 탄생하였습니다만, 교향곡에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할 정도의 작품은 시벨리우스가 유일무이하다고 봅니다. 물론, 시벨리우스로 인해서 진정한 의미의 교향악사는 거의  종지부를 찍긴합니다만.

 

하여간, 그 지체높은 오스트로-저먼 계열 작곡가들과 프랑스 작곡가들, 이른바 주류들이 교향곡에서 허덕이고 있을때, 음악적 풍토가 전혀 없다시피한 핀란드에서 그러한 무시무시한 7개의 교향곡을(그것도 다들 포기하거나, 슬슬 등한시 하던 상황에서) 아무도 생각치 못한 차원에서 재정립한 인물이 태어났다는 것, 시벨리우스의 7개의 교향곡들(그리고 마찬가지로 후기로 갈수록 무시무시한 완성도를 보이는 관현악 작품들) 만으로, 긴 서양음악사에서 전혀 꿀릴것이 없는 거대한 음의 건축물을 이루었다는 사실. 이것을 인정해야, 왜 그들이 진정으로 시벨리우스를 그렇게도 추앙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서없이 아는것도 없는 사람이 몇자 끄적여 보았내요.

우리나라에선 너무도 등한시 되고있는 시벨리우스...우리나라 공연장에서 그의 7개 교향곡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리고, 계속 그의 곡을 들으면서, 너무도 진지한 자세로 교향곡이라는 장르를 완전히 재정립한 그 장인의 노고에 세삼 경의를 표합니다.(교향곡 7번은...정말 천의무봉의 경지더군요. 기교주의 마저 완전히 배제하고 완전한 음의 세계를 건설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어떠한 세속적인 정서도 배제하고 완전히 정화된 높은, 그리고 더없이 청명한, 정말 너무도 깊고, 장엄한 그의 정신적 경지에 깊은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작성 '05/07/20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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