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 2번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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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제2번 교향곡 부활

 

5악장

 

드디어 이 위대한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에 이르렀습니다. 말러는 1악장에서 당신은 왜 사는가? 어찌하여 고통 받는가? 인생은 단지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농담에 불과한 것인가?”하는 심각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후 인터메조와 같은 작품들로 이루어진 후속의 악장들이 속속 준비되었으나 말러는 애당초 1악장에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이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에서 제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모두가 평생을 두고 고민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러에게 죽음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늘 삶의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습니다. 14명의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말러는 어린 소년 시절에 자기보다 어린 동생들(남동생 4명과 여동생 1)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여러 번 눈으로 보아야 했습니다. 특히 말러가 15세 때 일어난 바로 아래 동생 에른스트의 죽음은 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가 되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그가 장성하여 2번 교향곡의 1악장을 작곡한 이후에도 부모님과 여동생이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던 중 그가 존경하던 지휘자 한스 폰 뷜로가 사망하여 말러는 함부르크 교회에서 진행된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됩니다. 거기서 말러는 클롭스톡(Friedrich Gottlob Klopstock)부활에 기초한 합창이 오르간 반주와 함께 노래되는 광경을 보고 순간 영감을 받아 부활의 합창이 들어가는 2번 교향곡의 마지막 5악장에 대한 거대한 구상을 하게 됩니다.

 

1

 

 

 

5악장은 근원의 빛을 갈구하는 4악장의 알토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울리는 오케스트라의 큰 굉음으로 시작합니다. 이 분출하는 오케스트라의 외침은 3악장의 끝부분에서 들을 수 있었던 분노의 절규와 비슷하지만 조성의 측면에서는 단조가 아닌 장조로 나타남으로써 지금까지 제시된 의문들이 앞으로 이 5악장을 통해 모두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오케스트라의 폭발적인 도입부 이후 나중에 나올 부활과 영생의 노래의 파편들이 조심스럽게 제시되면서 앞으로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그런 다음 무대의 오케스트라에서 벗어나 객석 뒤쪽에 배치된 호른 주자들에 의해 저 멀리서 말러가 광야의 소리라고 명한 하늘 심판장의 소리가 천상의 거룩한 나팔처럼 울리기 시작하고(2:00) 하프 등의 악기가 천상의 분위기를 잠시 연출한 다음(2:50) 곧 플루트 등 다른 천상의 악기들이 연주하는 하행음계를 통해 무엇인가가 하늘로부터 땅에 내려오기 시작합니다(3:18 이후).

 

그 후 현의 피치카토 위로 목관악기들의 유니슨으로 죽음을 상징하는 진노의 날(Dies Irae)의 동기가 먼저 연주되지만(3:50) 곧 이어서 바로 부활의 동기가 트롬본에 의해 노래되기 시작합니다(4:25).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말러가 죽음을 상징하는 진노의 날 동기를 거꾸로 뒤집는 변형(inversion, 전위)을 통해 이를 부활의 동기로 전환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동기들의 상호관계는 죽음이 없으면 부활도 없다는 기독교의 정신과 무관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 부활의 동기 제시 이후 곧 스테이지 밖에 배치된 호른이 이에 화답하는데(5:30) 그 후 잠시 관현악이 매우 조급한 움직임을 보이며 눈앞에 펼쳐지는 다소 무서운 광경에 살아 있는 이들은 불안을 표현합니다(6:30). 그러나 곧 장중한 금관군에 의하여 분위기는 하늘에서 내려온 지엄한 왕에 의하여 지배당하며(7:34), 진노의 날 동기에서 뽑아져 나온 그 부활의 노래가 서서히 커져 이제는 아무런 제약도 없이 높은 곳에서 만방을 향하여 부활의 시간이 도래했음을 선언합니다(9:04).

 

이윽고 저음현의 피치카토와 하프의 울림을 끝으로 부활의 선언이 마무리되는 순간, 무덤이 죽은 자를 내어 주는 놀라운 광경이 전개됩니다. 말러는 무덤에서 죽은 자들이 다시 살아나는 장면을 각종 타악기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크레셴도를 통해 강렬하게 묘사합니다(11:00).

 

그 후 말러는 진노의 날 주제를 행진곡 풍으로 변형하여 전개시킴으로써 무덤에서 깨어난 죽은 모든 사람들이 무론대소하고 심판자의 심판대 앞으로 소란스런 행진을 하며 모여드는 광경을 연출합니다(11:47 이하). 말러는 그의 이 부분과 관련하여 프로그램 노트에서 부자든 가난한 자든 왕이든 농부든 불문하고 심지어는 교회의 성직자들 할 것 없이, 모두 심판자 앞으로 모여 그의 자비를 구하며 떨어야 하는 죄인들에 불과하다고 적었습니다.

 

최후의 심판정 앞에서 미묘한 정적이 흐르다가(15:35), 돌연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집니다. 무대 위에서 트롬본과 목관에 이어 첼로 등 저음현이 울리는 가운데 무대를 벗어나 연주회장 한편에서 매우 소란스럽고 정신없는 거리의 밴드 소리가 들려오는 것입니다(16:11 이하). 이러한 기괴하고 세속적인 음향은 마치 심판법정에서 심판을 기다리는 모든 무리들의 과거 타락하고 방탕하였던 죄악에 대한 증거처럼 제시되어 점점 부각됩니다.

 

이와 동시에 무대에서는 마치 자신의 죄를 부끄러워하며 괴로워하는 무리들을 묘사하듯 혼란스런 음향의 몸부림이 계속 진행되지만, 곧 트롬본 등이 주도하는 금관군의 강력한 힘에 의해 제압되어 가면서(17:10) 한바탕 전체 오케스트라가 분출하며 끓어오른 다음, 곧 천상의 하프 소리와 함께(18:00) 이다음에 피날레를 장식할 승리의 주제 등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는 조금씩 정리되어 갑니다.

 

마침내 무대 밖 저 높은 곳에 두 팀으로 나누어 따로 각각 배치된 호른과 트럼펫 등이 이른바 위대한 부르심이라고 말러가 명명한 심판장의 나팔 호령소리를 울리기 시작하고(19:25) 무대에서는 이제 초라한 모습으로 결박되어 떨면서 심판자의 준엄한 처분을 기다리는 사망(death)의 모습이 피콜로와 플루트의 트릴로 묘사됩니다(20:34).

 

To Be continued. . .

 

 

작성 '19/12/3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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