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교향곡 7번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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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교향곡 제7번 (4)

 

제2악장 Allegretto

 

아마도 이 2악장은 유명한 영화 ‘킹스 스피치(King’s Speech)’에도 사용되는 등 7번 교향곡의 대중적 인기를 견인하는 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7번 교향곡 초연 때는 물론 그 후의 연주에서도 이 2악장은 청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아 앙코르로 연주되었고, 오늘날에도 7번 교향곡에서 이 2악장을 특히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기가 많은 2악장이 베토벤의 교향곡 중에서도 악보와 매우 다르게 연주되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은 참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템포

 

우선 1악장의 가(A)장조에서 가(A)단조로 바뀐 2악장의 조성이 자아내는 비장한 느낌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 2악장은 전통적으로 매우 느리게 연주되는 경향이 있어 왔습니다. 실제로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에는 이 2악장이 공식 추모행사에 연주되는 음악으로 채택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베토벤이 지시한 템포는 안단테(Andante)가 아닌 알레그레토(Allegretto)이고, 그가 직접 기입한 메트로놈 표기도 4분음표=76으로 비교적 빠른 속도입니다. 이처럼 느린 악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7번 교향곡은 기존 교향곡의 전통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2악장의 분위기는 엄숙하고 비장하지만, 단지 머무르며 사유하는 느낌보다는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 베토벤이 지정한 알레그레토의 템포를 2악장에 그대로 적용하면, 마치 어떤 행렬이 한 발씩 한 발씩 내딛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이처럼 베토벤의 템포 표기를 그대로 따르는 연주로는 노링턴(Roger Norrington)이 시대악기 연주단체인 런던 클래시컬 플레이어즈(London Classical Players)를 지휘한 연주가 있습니다(아래에 기재된 연주시간은 이 유튜브 동영상에 대한 것입니다).

 

 

아티큘레이션

 

1악장에서 서주를 통해 탄생한 기본 리듬이 악장 전체를 방향성을 가지고 주도를 했다면, 2악장 역시 두 마디를 ‘4분음표 하나 및 8분음표 두 개 – 4분음표 두 개’로 나눈 매우 단순한 리듬이 전 악장을 지배합니다(아래 악보 참조).

 

 

그런데 베토벤은 이 리듬에 매우 독특한 아티큘레이션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즉, 리듬에서 8분음표에는 짧게 각 활로 연주하라는 스타카토를, 뒤따르는 4분음표 두 개에는 각각 스타카토와 이음줄을 엮어 온활로 부드럽게 스타카토 하듯이 두 번 이어 연주하라는 포르타토(portato)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현악기로 연주할 때는 활이 ‘내림-올림 내림-올림 올림’의 형태로 그어지게 됩니다.

  

또한, 주목할 점은 맨 앞의 4분음표는 이 기본 리듬을 주도적으로 연주하는 악기들이 바뀔 때마다 마치 그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 길게 눌러 연주하도록 테누토(tenuto)가 표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연주에서 이와 같이 활을 충분히 길게 그어 표현하는 테누토를 잘 활용하면 표현이 훨씬 깊어지는데, 이런 미묘하지만 의미 있는 뉘앙스를 놓치는 연주가 많다는 점은 매우 아쉽습니다.

 

아티큘레이션의 변화

 

2악장은 마치 막을 여는 듯 관악기의 첫 신호 이후(f>pp), 위의 기본 리듬에 바탕을 둔 슬픔이 배어 있는 듯한 악구(A)와, 마치 그러한 슬픔을 위로하듯 부드러운 선율에 의한 악구(B)로 구성됩니다. 그 후 A1 – B1(2:37이하) - A2(3:50이하) - B2(5:40이하) - A3(6:09이하) 구성으로 번갈아 나타나 식으로 진행되며, 마무리는 마치 열린 막을 닫는 듯 시작과 동일한 관악기로(f>pp) 끝맺습니다.

 

1악장에서는 기본 리듬이 스타카토에 의한 더욱 약동하는 리듬으로 바뀌어 가는 방향성이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 2악장의 경우에는 아래 [악보 14]에서와 같이 곡의 마지막에 다시 원래의 기본 리듬이 재현되는 부분(위의 A3)에 이르러서는 기본 리듬의 8분음표에 붙은 스타카토가 오히려 더 부드러운 포르타토로 바뀌어 일말의 딱딱함이나 경직성도 배제된 매우 부드러운 아티큘레이션으로 바뀐다는 점이 매우 중요한 감상 포인트의 하나입니다(6:29 이하).

 

 

 

그런데 많은 연주에서 이러한 아티큘레이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처음의 아티큘레이션을 만연히 그대로 유지하는데, 이 역시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To be continued. . . 

 

작성 '20/03/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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