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제9번 교향곡 ‘합창’을 다시 생각하다 (2)
http://to.goclassic.co.kr/symphony/19591

베토벤 교향곡 제9번에 관한 두번째 글을 이어갑니다. 이번에는 2악장의 구성과 스케르초/트리오 템포의 상관관계에 관한 베토벤의 의도에 대하여 생각해보았습니다.

베토벤의 음악과 함께 행복한 주말 되시길. . .

https://blog.naver.com/celi2005/222082773128

 

작성 '20/09/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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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사실상 제가 궁금했던 문제들이 언급된 글이어서 역시 제게 매우 유익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몰토 비바체와 프레스토가 어떻게 다른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둘 다 매우 빠르기는 하나 둘 사이의 차이는 더 빠르고 덜 빠르고의 관계라기 보다는 좀 다른 음악적 분위기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니까 비바체는 생기있게 빠른것으로 프레스토는 격정적으로 빠른 것으로.. 둥으로요.
사실 Allegro vivace 와 같은 경우는 빠르고 생기있게 라고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악장 스케르초 악장의 빠르기 문제는 큰 틀에서 곡의 해석을 머리속에 구상하여 전개하는 지휘자의 재량과 판단에 따를 문제이고, 그에 따른 연주의 호 불호의 반응은 지휘자의 영역을 떠난 수용자의 영역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첼리비다케와 클라우스 텐슈테트, 그리고 페렌츠 프리차이 등의 연주음반 2악장을 cd로 비교해서 들어봤습니다. 뭐 제 수준에서는 프리차이가 적절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개인적인 취향과 기호로는 클렘페러의 57년 11월 15일 로열 알버트 홀 실황 녹음이 가장 가슴깊이 파고듭니다.
좋은 교육을 받으면서 꼭 다른 생각과 질문을 하는 문제성 짙은 학생 같은 모습이라 송구합니다.

20/09/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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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2악장의 스케르초(몰토 비바체)와 트리오(프레스토)의 템포의 상관관계와 관련하여 첼리의 말을 빌면 클렘페러의 트리오 속도는 프레스토가 아니라 andante comic이 됩니다. 첼리의 안단테가 아주 느리다는 점을 감안하면 클렘페러의 트리오는 사실 일반적 기준으로는 안단테가 아니라 거의 아다지오에 가까울 수도. . 아무튼 클렘페러의 트리오 연주는 프레스토(격정적으로 빠르게?)라고 하기는 매우 어색한 템포가 아닌가 싶습니다.
본문 글에서는 116이라는 베토벤이 지정한 메트로놈 수치를 통해 두 가지 속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았습니다만, 이는 무수한 감상 포인트의 하나일 뿐이고, 연주 전반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는 물론 다양한 관점에서 다 다를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kaenari님의 소개해주신 클렘페러의 연주는 (위 트리오에 대한 템포와 별개로) 저도 아주 좋아하는 연주입니다. 아끼시는 베토벤 교향곡 전집 시리즈도 기대 속에 잘 읽고 있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립니다.

20/09/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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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첼리의 다른 연주자에 대한 코멘트는 자기류의 극단적인 주장이 많았던 관계로 그 자체로 객관적인 논평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말한 첼리 자신의 9번 녹음의 경우, 2악장에서 몰토 비바체와 프레스토가 과연 적절한 지도 저는 개인적으로 의문입니다. 사실상 음악에서 속도는 에너지를 추동하는 힘의 강약과도 연계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저는 2악장 첫번째 프레이징에서 부터 첼리의 연주에 의문을 갖게 되더군요. 제가 들은 음반은 뮌헨 필의 1987년 연주인데, 저는 스케르초의 템포가 Molto vivace와는 무관하고, 차라리 Andante Maestoso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어 당혹스러웠습니다. 즉 펨포의 정확성이라는 것은 전체적인 음악적 구도와 음악적 에너지의 흐름에 따라 획일적이거나 일률적일 수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시냇물의 흐름은 매우 빠른 느낌을 주지만 장강의 대하는 정작 그 흐름이 빠르고 거세지라도 유유하게 보이는 것과 같이 연주가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음악의 분위기와 스케일에 따라 악상부호 등의 탄력적인 적용이 해석의 독창성과 개성의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다른 생각의 허심탄회한 교환도 필요할듯 하여 고심끝에 댓글을 더 달았습니다.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9/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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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제가 쓴 위의 댓글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네요. 위의 첼리의 andante comical이라는 언급은 클레페러의 연주를 꼭 찍어 한 표현은 아닙니다. 마디 기준 속도에서 몰토 비바체와 프레스토를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고 프레스토를 몰토 비바체보다 두 배 느리게 연주하는 경우에 프레스토가 프레스토의 느낌이 나지 않고 andante comical이 된다는 취지였습니다. 이것은 스케르초와 트리오의 상대적 빠르기 비율에 관계됩니다.
이와 별개로 절대적 빠르기의 관점에서 첼리의 속도가 몰토 비바체의 느낌을 주느냐 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푸르트뱅글러와 같이 몰토 비바체를 맹렬히 (베토벤 메트로놈 수치 그대로) 연주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반대로 말년의 클렘페러나 혹은 첼리비다케와 같이 연주하는 것이 좋을지는 개인별 선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스케르초(몰토 비바체)를 느리게 연주하는 지휘자의 경우 트리오(프레스토)의 템포 처리에 있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스케르초 자체가 이미 느린데다가 (종래의 관행에 따라) 트리오(프레스토)를 그 보다 두 배 더 느리게 연주하게 되면 이 때는 트리오에서 더욱 프레스토의 느낌을 살리기가 어렵게 되기 때문이지요. 첼리가 트리오를 스케르초보다 두 배 더 느리게 연주했다고 상상해보시면 어떤 결과가 될까요?^^
아무튼 주신 허심탄회한 의견은 너무 유익하고 반갑습니다.

20/09/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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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y***:

베토벤의 9번 스케르초 (2악장)은 교향곡 역사상 스케르초의 패러다임을 바꾼 위대한 악장 (?) 입니다. 이전 8번 까지 3악장에 있던 스케르초 악장의 위치가 2악장으로 당겨지고 1악장의 테마를 넘겨 받아 결국 4악장에 1악장, 2악장, 3악장의 테마가 다시 등장하여 교향곡 전체를 하나의 기념비적 정신물로 만드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입니다. 베토벤의 예술적 압축력은 1악장의 첫 테마가 나오자 마자 이를 푸가토로 연결시켜 (푸가토가 나오면 나중에 오르겔풍크트와 대폭발이 이미 장착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를 곡 후반에 여러 사람이 서로 돌리고 자기도 도는 "축제의 윤무"로 속도감있게 만드는 실력입니다. 놀라운 수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치 베토벤 작픔번호 35번? 인가요 에로이카 변주곡의 (교향곡 영웅 4악장 테마) 푸가토의 마지막의 화려한 윤무를 연상시키는 수법입니다. 푸가토의 특징은 교향곡에 투입이 되면 누적된 긴장으로 곡이 길어지고 장대해 집니다. 베토벤은 9번에서 2악장을 스케르초로 구성하면서 푸가토 첨가로 1악장, 2악장 모두 긴장에 가득찬 악장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이어지는 3악장에서 졸릴 정도의 무한 반복적 서행 악장을 투입합으로서 교향곡 전체 사이즈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면서 교향곡에 기념비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베토벤 8번 교향곡 2악장 3악장과 비교하면 이때만 해도 스케르초에 해당하는 악장이 3악장에 놓여있는데 9번에서는 2악장

20/09/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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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y***:

으로 위치 바꿈 자체가 새로운 시도입니다. 9번 합창은 브루크너에게도 일생 동안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브루크너는 말년에도 베토벤 9번 교향곡 연주회에 가서 듣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감상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 곡입니다. 베토벤 특유의 푸가토 + 오르겔풍크트 + 대폭발 2, 3번 + 동시에 회전하는 여러명의 윤무 (형제애 상징) 표현은 어떻게 보면 작은 소우주? 같다는 느낌조차 줍니다. 9번 합창과 비슷한 성격의 스케르초 악장을 브루크너 교향곡에서 찾는다면 7번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7번 스케르초도 동형 반복에서 나중에 거대한 춤으로 탈바꿈하는 걸작입니다. 스케르초의 원래 의미인 (익살스럽게)가 결국은 공동체 춤의 드라마로 탈바꿈하는 것 입니다. 첼리비다케의 분석의 눈은 역시 예리합니다.

20/09/1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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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

너무 즐겁고 재밌습니다~
합창의 2악장의 스케르초/트리오 템포의 상관관계에 관한 베토벤의 의도..클래식 음악 좋아하는 애호가들의 눈을 반짝반짝하게 만드네요.
다음도 기대합니다^^

20/09/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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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올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라 여러 서적이 많이 나왔는데 흥미로운 점이 여럿 있더군요. 바그너가 후년에 베토벤 9번을 지휘하면서 특히 첫 시작 부분을 두고 '난 이런 걸 만들지 못했는데..' 아쉬워했다는 대목을 보면 확실히 이 개시부분은 무척이나 독창적이고 특별한 '발명'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듬과 동기를 제시하는 구조적 6연음 트레몰로에 더 가깝게 취급할 수도 있지만 바그너에서부터 브루크너로 이어지는 신비적 낭만적 해석 역시 내포하고 있는 가능성에 비추어 보면 크게 잘못된 건 아니라 여겨집니다.

20/09/15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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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y***:

베토벤 9번 1악장에 첫 두음의 점이 붙어서 날카로운 리듬의 긴박한 하강과 베이스에 주 박자와 갈등을 일으킬 만한 3박자 계열의 6 연음 (Sextole)가 도입부 부터 장착이 되었다는 것은 악장 중 후반 전투에 뭔가 큰 사건이 일어난다는 예고 입니다. 처음부터 rhythmische Reibung (리듬적 마찰)이 깔려 있으면 d 단조 곡이니 뭔가 비장한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4번이나 연속적으로 선율이 도약 하강의 연속이면 그 이후 진행은 올라가기 진행인데 베토벤은 중간 부분에서 그의 후기 작품에서 자주 사용하는 오스티나토를 고집스럽게 유지하면서 긴장을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20/09/1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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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또 젊은 작곡가 펠릭스 드레제케가 어느 무더운 여름날 바그너를 예방했을때, 그가 마치 열에 들뜬 듯 에로이카의 1악장을 크게 노래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바그너가 돌연 드레제케에게 '이것이 무엇이냐?' 물었고 드레제케는 당연히 '에로이카입니다."라고 답했다 하더군요. 얼마 뒤 흥분을 가라앉힌 바그너가 차분히 설명해 주었는데 '끊임없이 실타래처럼 선율이 뻗어나오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노래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답니다. 아마 바그너가 무한선율의 단초를 얻었을 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에로이카 1악장은 모든 베토벤 교향곡 악장 중에 가장 선율과 소재, 전개가 다양하고 복잡하다고 일컬어집니다만 미천한 제 의견으론 9번 1악장도 충분히 견줄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동기와 음형, 소재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20/09/15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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