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악축제 수원시향 말러 교향곡 7번 후기
http://to.goclassic.co.kr/concert/3055

지 휘 : 김대진
피아노 : 한지호
연 주 : 수원시립교향악단
장 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연주일 : 2017년 4월 5일 수요일 저녁 8시

프로그램 :
그리그 '두개의 슬픈 선율' 중 '마지막 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말러 교향곡 제7번


이날 오후부터 제법 많은 비가 내려서
평일인 수요일에 비까지 맞으며 음악회에 간다는건 여러모로 부담스러웠지만,
한국에서 말러 교향곡 7번을 실연으로 들을수있는 흔치않은 기회라서
퇴근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한 예술의 전당 로비에서 바깥에 오는 비를 바라보며
미리 준비한 샌드위치와 삶은계란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운 다음,
서둘러 콘서트홀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1부에서는 그리그의 가벼운 곡으로 음악회를 시작한 후에
'한지호'라는 젊은 피아니스트가 나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는데,
강렬하기보다는 약간 조심스럽고 섬세한 스타일의 연주라고 느꼈습니다.
이 협주곡 자체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품이라 1부가 다 끝나고 나니 시계는 거의 9시를 가리켰습니다.

잠시의 인터미션 후에 2부가 시작되었고
드디어 이날의 메인 프로그램인 말러 교향곡 7번이 연주되었습니다.
작년에도 인발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말러 7번을
예매까지 해놓은 상태에서 펑크낸 전력이 있는 저로써는,
요즘들어 흥미를 많이 느끼는 말러 7번을 최초로 실연으로 감상할수있다는 것때문에
약간의 흥분감마저 느껴졌습니다.

첫악장이 시작되고 서두에서 테너 호른의 굵직하면서도 청명한 소리가 기분좋게 흘러나올때,
저도 모르게 '오늘 연주 괜찮겠는데....'하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금관악기의 비중이 크고 변화가 많은 1악장을 큰 실수없이 무난하게 연주한 수원시향은
2악장 '밤의노래I'에 들어와서 첫 도입부의 솔로 호른 부분에서 약간 불안한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편안한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특히 중간쯤에 실제로 들어보기를 기대했던 소방울 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했고,
가만히 그 소리에 귀기울이다보니
보헤미아 지방의 소떼들이 거니는 목가적인 풍경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3악장 스케르초 부분은 말러가 죽음의 무곡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음....크게 실수한 부분은 없었지만 뭐랄까......
죽음의 무곡 특유의 앙칼진 느낌이나 자극적인 느낌이 별로 없는 약간은 평범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제가 기대한 변화무쌍한 리듬감이 잘 안느껴져서 그런듯 합니다.

이어서 평소에 음반으로 들을때에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듣던 4악장 '밤의 노래II' 는
만돌린과 기타소리를 들으며 한숨 돌릴 수 있어서
그점이 감상자의 체력안배(^^)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음악은 흘러 흘러~ 마지막 5악장 론도-피날레에 이르렀는데,
긴곡을 듣다보면 어쩔수없이 느껴지는 다소의 지루함을 한방에 다 날려버리는
화끈한 팀파니와 금관악기들의 소리가 매우 좋았습니다.
힘들게 여기까지 따라온 감상자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듯,
화려한 불꽃놀이처럼 여기저기서 요란하게 터지는 소리의 향연에
저도 모르게 '그래 바로 이맛에 말러를 듣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마치 여러가지 영화들의 하일라이트를 편집하여 일시에 보여주는것처럼
다양한 음악들이 모자이크되어 만들어내는 독특한 그 흐름은
'이건 말러만이 만들수있는 음악이다' 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후반부 트럼펫의 활약도 좋았고
마지막 총주부분에서 각종 타악기들이 모두 소리를 쏟아낼때에는
그야말로 기분좋은 혼돈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화려하게 마지막 연주가 끝나고 난후 관객들은 동시에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는데
충분히 관객들이 흥분할만한 피날레였습니다.

사실 연주회에 참석하기전,
연주하기 어려운 말러 교향곡 7번의 악명을 익히 아는지라
많은 실수가 나올거라고 예상했는데,
눈에 띄는 큰 실수없이 무난하게 이곡을 연주해낸 수원 시향의 모습에서,
이들의 많은 연습량을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보니 이미 시계는 밤 10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연주자들과 관객 모두 많이 피로했을 겁니다.

계속해서 내리는 비때문에 집에오는 귀가길도 쉽지는 않았지만
오랜기간 소망했던 말러 교향곡 7번을 실제 연주로 감상했다는 만족감때문인지
제 마음만은 무척 가벼웠습니다.

이날 쉽지않은 곡을 열정을 다해 연주해준,
지휘자 김대진님과 수원시립교향악단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작성 '17/04/0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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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초창기) 김대진의 지휘는 좀 온건하다고 할까요. 좀 밋밋한 느낌이었는데 수년전부터 그의 지휘엔 불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인간성이 보인다고 할까요.
아무튼 상당히 학구적인 스타일이면서도 열정이 보태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가 예술의 전당 토요콘서트에서 밀려난(?) 게 참 안타깝습니다.

17/04/1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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