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카우프만의 [오텔로] 데뷔공연 지각후기 (6/28)
http://to.goclassic.co.kr/concert/3063

보고온지는 한달이 넘었는데,  이제서야 후기랍시고 뒤늦게 글을 올립니다. ^^;  내용도 사진도 영 두서없으니 양해를...


지난 6월 28일, 영국 런던의 로얄 오페라 하우스에서 있었던 오페라 [오텔로 Otello] 공연을 보고왔어요.
제가 제일 최애하는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Jonas Kaufmann)이 주인공인 오텔로 장군을, 마리아 아그레스타(Maria Agresta) 가 오텔로의 아내 데스데모나 역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이아고는..원래는 바리톤 루도빅 테지에(Ludovic Tezier)가 맡기로 해서 포스터 리플렛에도 다 나와있던 상태였는데..건강상의 이유로 리허설도중 하차하고, 이탈리아출신의 바리톤 마르코 브라토냐 (Marco Vratogna)  로 캐스트가 변경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2013년 뮌헨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베르디의 [운명의 힘] 에서 돈 알바로와 돈 카를로 역으로 카우프만과 테지에의 호흡이 좋았던 걸로 봤고, 테지에도 이아고역은 데뷔라서 자못 기대하고 있었는데, 공연 개막 보름도 안남아서 캐스트 체인지가 되서 김이 좀 샜다는... (그래서 뒤늦게 취소표도 몇장 나오긴 하더라구요)

암턴 제가 그 먼 런던까지 간 건 오로지 카우프만의 오텔로를 보기 위해서이니! 테지에가 빠져서 아쉬움 만빵이었습니다만 그나마 카우프만이 별일없이 무탈하게 스케줄대로 공연 진행한건 정말정말 부처님께 감사드릴 일이었습니다. 

 

카우프만 홈페이지 가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이분 진짜 스케줄이 장난아닙니다. ㅠㅠ 지난 6월에 런던에서 월수토 화목 거의 2주 내내 오델로 뛰다가 그 담주에는 다시 뮌헨와서  [운명의 힘] 돈 알바로 연기하고, 이번주는 또 [안드레아 셰니에]도 출연하고 ..
거의 매주 스케줄이 2019년까지 잡혀있으니, 정말 쌩쌩한 사람도 나가떨어질것 같은데 작년부터 감기몸살 성대염증 등등으로 컨디션이 그리 썩 좋지는 않아 보이는 카우프만이 이번에 또 아프면 어떡하나...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거든요.  

사실 저는 이번주 뮌헨에서 하는 오페라 페스티벌의  [안드레아 셰니에] 공연이 보고싶어서 올 초에 오퍼를 넣었었는데, 올해 뮌헨에서는 카우프만을 볼 운때가 아니었는지 보기좋게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2월은 커녕 3월 중순까지 카드결제 문자도 없어서 올해는 텄구나..하고 있던 차였는데,
다행인지 어쨌는지, [안드레아 셰니에]는 3월 중순에 이미 막을 올려서 바이에른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라이브실황으로 생중계를 해줬답니다. 8시간이란 시차를 극복하고 새벽 3시에 기상해서 졸음을 참고 억지로 보았다지요 ^^;

그래서 [안드레아 셰니에]는 오히려 극장에서 본것보다 더 생생히 카우프만의 멋진 모습을 코앞에서 본거라 직접 못간 아쉬움을 어느정도는 해결했는데, 진짜 우연히 스케줄을 보니 6월 중순에 런던에서 [오텔로]를, 그것도 첫 데뷔공연을 하더라구요
오오 이게 진짜 의미있겠다, 싶어서 정말정말 비싼 티켓값에 런던까지 왕복 비행기표값, 숙박비 등등등 밀려올 비용부담은 지긋이 눈감고, 과감히 티켓구입에 도전했습니다.


올 2016-17시즌을 장식하는 대표공연인지라, 로얄 오페라 하우스에서도 나름 신경을 많이 쓰더라구요. 메인모델로 이렇게 카우프만을 떡하니 ㅎㅎ

 


2016-17시즌 캠페인의 모델, 카우프만과 로얄 발레의 수석발레리나 프란체스카 헤이워드입니다. 사진 멋지죠? ^^


티켓 일반예매일 시작일은 3월 28일이었는데요.  
사전에 로얄 오페라 하우스 홈페이지에서 표 구매하는 법을 익히긴 했는데..으악! 진짜 예매 시작과 동시에  SOLD OUT 되버리더라구요.
아 이렇게 올해는 결국 카우프만을 직접 못보는건가...포기할까 하다가 묘한 오기가 생겨서 예매창을 한 수백번은 새로고침 한것 같습니다(아 불쌍한 내 검지손가락..ㅠㅠ) .
몇백번 새로고침 반복하다보니..빈좌석이 약간씩 띄엄띄엄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하지만 운좋게 자리 클릭해서 결제할라하면 (이미 결제됐다..)메시지 나온게 수십번,
다행히도, 붙은자리는 아니었지만 간신히 두자리를 예약하는데 성공했답니다!

보고온 소감은..역시 카우프만! 이란 생각을 다시한번 했습니다. 역시 제가 기대했던대로 오텔로를 완벽하게 소화했어요.
뭐 이전의 가창력 빵빵한 불세출의 전설적 테너들과 비교했을때도 과연 No.1인지는 좀더 검토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2017년 현재 세계 성악계의 최고스타는 누가뭐래도 카우프만이라고 전 확신합니다.
두시간 반 넘는 시간동안 이렇게 몰입해서 집중하게 해주는 성악가가 과연 있을까 싶더라구요. 
그냥 서있는 것만으로도 무대를 장악하는 파워와 무엇보다도 감성을 마구마구 자극하는 탁월한 연기력에 완전 몰입되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공연을 보았답니다.

제가 본 오텔로중에서 제일 멋진 오텔로였습니다.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에 정말 등줄기가 서늘했다는..^^;

올 3월달에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있었던 호세 쿠라 판과 비교해보자면, 카우프만이 해석한 오텔로는 아내에 대한 의심으로 빚어진 질투와 시기에 빠져 오히려 자기 자신이 괴로워하는 내적인 갈등 쪽에 좀더 집중을 해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에 워낙 잘하는 섬세한 감정연기까지 곁들여서... "정말 멋지다..." 걍 이 소리만 나오더라구요.  

마지막 장면에서 이아고의 흉계에 빠져 사랑하는 아내를 어이없이 죽이고 난 후의 회한과 후회를 담아내는 [Ninun mi tema] 부르는데서는 진짜 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눈물도 눈속에서 한 5% 발생 ㅠ)


이렇게 잘나온 사진은 거의 언론에서 찍은것이거나 로얄 오페라 하우스에서 홍보용으로 내보낸 사진임다 ^^;

 

개인적으로는 이번 공연에서 의상, 무대디자인등에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신분, 성격에 맞는 개성있고 카리스마있고 우아한 느낌의 옷들이 각각 등장인물들과 참 잘어울리게도 잘 만들어졌더만요.

특히 카시오와 이아고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오해와 질투와 갈등으로 몸부림치는 오델로의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특별히 2층 구성으로 단을 만들어서, 오텔로를 2층에 올린 연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카우프만이 하늘을 납니다] 로얄 오페라 하우스 홈피에 공연전에 뭐 이런 홍보기사가 떠서 뭔소린가 했었는데, 그장면 연습하느라 2층에서 안전장치 달고 리허설하고 있더라구요 ^^;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공연 전전날 백스테이지 투어할때 극장 꼭대기층에 있는 의상디자인실 구경도 잠깐 했는데요, 나이 지긋하신 의상디자인 감독님께서 이번 공연때 출연진들의 의상 디자인과 관련한 뒷얘기 해주실때 투어 참가자들 반응이 제일 좋더라구요. 한 70대쯤 되보이시는 할머님 한분은 몸도 약간 불편하신것 같았는데 오텔로 공연얘기 나오니, 모레 공연 보시려고 표 사셨다며 너무너무 좋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네요.(카우프만 얘기나오니 눈에서 꿀떨어지셨음^^) 그할머니를 공연날 뵈었는데 역시나 제일 잘보이는 S석 가운데에 턱 앉아계시더만요!


이아고역을 맡은 마르코 브라토냐도 평타 이상으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하긴 로얄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서는 성악가라면 다 월드클래스라고 봐야죠). 사실 이번에 처음 듣는 목소리였는데, 바리톤이긴 한데 아주 낭랑하고 맑은 바리톤의 소리가 나와서 은근 놀랐어요. 터펠이나 테지에와는 또다른 스타일의 바리톤이라, 올해 스카르피아로 나왔다는 토스카 실황을 함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죠.

데스데모나 역을 맡은 마리아 아그레스타는 2015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카우프만이랑 [팔리아치]에서 부부로 나왔었죠. 사납고 무서운 악극단 단장인 남편 카니오 몰래 다른남자와 불륜에 빠지는 넷다 역을 했는데, 분장이 그래서 그랬나 그땐 좀 살짝 수더분한 아줌마 스탈로 나와서 카우프만하고는 좀 미스매치가 아닌가..생각했었답니다. 

 

그래서 이번 오텔로에서도 청아하고 정숙한 데스데모나 역이 어울릴까 생각했었는데..안정된 아리아와 듀엣 소화로 나름 제몫은 다해주셨는데 팔리아치의 이미지가 좀 남아서 제겐 살짝 아쉬웠다는... 조금 나이가 드신건 있었지만 이번 3월에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는 호세 쿠라와, 6월 로얄오페라 하우스 공연에서는 그레고리 쿤데와  짝을 이뤄서 연기하신 도로테아 뢰슈만쪽이 데스데모나의 선량함과 순수함 우아함을 더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조금더 점수를 주고 싶더라구요.
그래도 4막에서 [버들의 노래] 부르고 나서는 분위기가 되게 숙연해져서, 끝날때 감동에 꽉찬 팬이신듯한 모 관객이 " Maria!" 하고 애타게 부르짖으시는게 들리더라구요.  저도 감동에 찬 박수를 열렬히 보냈다는.


쉬는 시간과 커튼콜 등등 주변풍경 모습 잠깐 찍었습니다.

제가 본 6월 28일 공연이 또 라이브스트리밍으로 영화관에서 상영이 됐거든요.  카메라맨 아저씨도 잠깐 쉬시고.

쉬는시간에 먹는 로얄 오페라 하우스표 아이스크림. 맛 괜찮았어요 ㅎ


공연시작전 입구입니다. 딱 2시간 전에 열어주더만요 ㅎ

공연 끝나고 커튼콜, 가운데 카우프만과 왼쪽은 지휘자 안토니오 파파노. 오른쪽은 이아고역의 마르코 브라토냐.

그래도 줌 땡겨서라도 이정도나마 나올 거리에 앉아서 봤다는데 위안 합니다 ^^;;

요게 쬐금...더 잘나왔네요 ^^;;;

저 가운데 흰옷 입으신 분 우리나라 성악가십니다. 베이스 심인성 씨에요. 베네치아 공국의 대사인 로도비코 역을 맡으셔서 나름 비중있는 연기와 노래를 잘 보여주셨답니다.  


 주역진들 모두 나와서 정중한 감사인사

열광적인 환호가 끝나고..퇴장들 하십니다. ㅎ

영국분들이 좀 점잖으셔서 그런건지, 카우프만이 독일성악가라 그런지, 작년 뮌헨 오페라 페스티벌에서처럼 아주아주 열광적인 커튼콜은 아니었지만(작년 커튼콜때 카우프만 한 10번은 들어왔다 나갔다 했는데 이번 영국에선 걍 한번 넓죽 절하고 끝이더만요 ^^;;) 예매 오픈하고 바로 soldout된걸 보면 역시 이번 시즌의 제일 hot한 공연이었다는데는 감히 이의를 제기할수 없었습니다.

 

어쨌거나 카우프만은 이제 또 오텔로라는 산을 한개 넘었네요. 앞으로 또 어떤 작품에 도전해서 정상을 정복할지, 연이어 이어지는 그의 행보가 팬으로서 자못 기대됩니다. 아무쪼록 건강좀 잘 유지해서 오래오래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걸 보고싶네요. 그리고  파바로티나 카레라스 도밍고 이상의 전설을 만들어 나가길!


 

참. 올 하반기에 롯데시네마에서 [오텔로] 로얄오페라하우스 실황을 보여준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보러 가시길 바랍니다. 저도 스크린에서 보는 오텔로 만나러 꼭 갈 예정임.

 

http://www.lottecinema.co.kr/LCHS/Contents/Movie/Movie-Opera-List.aspx

 

작성 '17/07/3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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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

그저 부럽기만 하네요 ^^ 카우프만의 오텔로가 델 모나코,비커스,도밍고 등의 오텔로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합니다

17/07/3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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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우프만 공연을 볼 운이 쪼끔 있긴 했었나봐요. 지식이 짧아서 다른 훌륭하신 테너들과 비교하신 어렵지만, 사람들이 카우프만에게 지적하는 어두운 음색이 오히려 오텔로를 연기하는데 플러스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그러고보면 비극 오페라에는 걸맞는 음색??) 거기다 훌륭한 용모와 신체조건으로 펼치는 연기력까지 어우러져서 더더욱 인상적인 퍼포먼스로 보이는듯요. (사심 100% 가미된 개인적인 느낌이에요 ㅎ)

17/08/0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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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와우! 너무 부럽습니다. 저는 이 공연 보려고 날마다 로열 오페라 홈피를 들락날락하다가 표를 못 구해서 포기했는데... 2013년 인가 카우프만의 일 트로바토레 표를 온라인으로 못 구하고 뮌헨을 갔는데 현장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고도 결국 못보고 돌아온 기억이 있어서..
대신에 6월 초에 '사랑의 묘약'과 제나이다 야노스키와 로베르토 볼레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봤습니다. 사랑의 묘약은 거의 다 신인인데 노래는 비교적 괜찮았고,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은 제나이다 야노스키의 고별무대라서 볼레가 특별 초청된 거 였어요. 야노스키의 고별공연을 봐서 감동이었습니다. 마지막 공연은 세르게이 폴로닌이 춤출 예정이었는데 취소하는 바람에 쉬킬랴로프가 대타로 나온다고 해서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또 봤어요.
카우프만의 오텔로는 롯데시네마에서 꼭 보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후기를 보니 반갑네요.

17/07/3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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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애고, 6월 2일에 이아고역이 테지에에서 브라토냐로 캐스트 체인지됐을때 취소표 쬐금 나왔었는데, 그때 구하셨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롯데시네마에서 빵빵한 음질과 큰화면으로 보시면 조금이나마 아쉬움이 덜하실거에요. 꼭 보셔요!
그래도 사랑의 묘약도 보시고 로얄 발레에서 야노스키의 고별무대도 보셨다니 멋집니다 ^^ (근데 폴루닌은 왜 취소를 했대요? 하긴 스타들은 조금만 컨디션 안좋아도 바로 캔슬하는 경우가 많아서 ㅠ)

17/08/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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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을 작성자가 직접 삭제하였습니다

17/08/0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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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

우와 넘 부럽습니다. 티켓팅 성공하신것도 대단하네요. 후기 감사해요. 카우프만 연기력은 정말 대단하죠. 표정 연기도 연기지만 이분은 목소리도 연기하심. 슬픈 부분에선 확실히 힘빼고 불러요. 스페인 리세우극장에서도 카우프만이 안드레아셰니에를 했더군요

17/09/0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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