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브람스 피협 2번 연주회 - 오스모 벤스케/서울시향 (11/30)
http://to.goclassic.co.kr/concert/3076

 

 

많이 기다렸던 공연이었습니다. 카를 닐센의 [교향곡 4번 - 불멸]은 뛰어난 작품임에도 평소 공연에서 듣기 힘든 레퍼토리이고,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피아노 협주곡이지만 연주의 난이도로 인해 실연에서 참 듣기 힘든 곡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연주회에서 만나는 지휘자가 오스모 벤스케입니다. 핀란드 출신의 거장으로, BBC 스코티쉬 교향악단과 닐센 교향곡 전집을 발매할 정도로 이 곡에 정통한 지휘자입니다. 피아노의 김선욱도 마크 엘더 경이 지휘한 할레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피협 전곡을 녹음했는데, 이 앨범은 수차 들으며 이미 감탄한 바 있었습니다.


저는 이틀의 공연 중 첫날을 보았습니다. 공연장은 합창석을 비웠고, 거의 만석이었던 것 같습니다. 합창석을 비우면 음향이 좀 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서울시향은 악장이 아직 공석인 것으로 알고있는데, 이 날은 데이비드 김이 악장으로 참석하였습니다.

 

통상의 연주회와 달리 1부에서 협주곡이 아닌 닐센의 교향곡이 먼저 연주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표제인 "불멸"은 그 자체가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악상 자체가 이해하기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1악장부터 시작된 강렬한 관현악 사운드에 몰입하다보면 "없앨 수 없는 불굴의 생명과 의지"가 표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열망은 마지막 악장의 두 대 티파니가 경쟁하듯 연주하면서 확신차게 마무리가 되고 있습니다. 곡의 주제를 떠나 관현악 사운드 관점에서 보았을 때도 상당한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느낌은 연주를 잘 해야 오는 것들인데^^  오스모 벤스케 지휘의 서울시향은 상당히 성공적인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악장까지 쉬지않고 이어서 단일 악장처럼 연주해야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었으나,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않고 이 작품의 매력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상임이 없는 서울시향은 아무래도 연주회의 편차가 있었으나, 이 날 오스모 벤스케의 지휘 아래 빛나는 연주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2부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은 제 기준으로 어메이징한 연주였습니다. 사실 김선욱의 브람스 피협 2번은 음반에서와 마찬가지로 브람스 특유의 그 떫은 맛이 다소 덜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연주는 이미 그런 점을 아쉬워할 시점까지 가기 전에 결판이 날 정도로 감탄스럽습니다. 저는 이 곡 최고의 연주로 박하우스의 그 꾹꾹 눌러담는 피아노 소리릉 잊을 수 없지만, 김선욱의 연주는 악상에 따른 최대의 강력함과 섬세함으로 이 곡을 폭넓게 표현해주었고 더불어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어려운 작품을 실연으로 이렇게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다는게 놀라웠습니다.


1악장부터 피아니스트는 굉징히 서둘러야하고, 듣는 사람은 굉장히 여유로와야하는 이중적인 상황도 무척 잘 시작했고, 마치 자신이 쓴 작품인 양 악보의 구석, 구석까지 잘 다듬어가며 연주했습니다. 곡의 흐름에 따라 온 몸을 던지기도 하는 김선욱을 보면서 특히 이 작품에 천성적으로 잘 어울리는 연주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울시향의 연주도 오스모 벤스케의 지휘아래 이에 잘 화답했고, 특히 3악장의 첼로는  이 연주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었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시각에서 또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른 의견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브람스 피협 2번에서 이런 수준의 공연을 다시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김선욱의 명성이 어떤지는 알 수없으나, 이런 연주 실력이라면 세계 어디에서 연주를 하더라도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연주를 보여줄 것 같았습니다. 서울시향도 이날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는데, 오스모 벤스케 수준의 훌륭한 지휘자를 적어도 내후년 부터는 상임으로 맞이해서 안정적이고 멋진 연주를 들려주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날 연주회는 앵콜이 없었는데, 앵콜을 하면 이상할 것 같은 아주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작성 '17/12/02 23:27
sk***수정 삭제 트랙백 보내기
링크 글 (Trackback) 받는 주소: 로그인 필요
by***:

저는 이튿날 공연을 찾아갔었습니다.
김선우의 타건이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다만, 그의 모차르트 피협은 어떨지 매우 궁금해지는 하루였습니다. 브람스적인 어두운 고뇌보다는 해맑음이... 느껴졌습니다... ㅎㅎㅎ

17/12/19 15:38
덧글에 댓글 달기    
0/1200byte
한 줄 덧글 달기
 
 6
 

내가 본 공연은 내가 평한다, 공연 후기는 이곳에
번호 글쓴이 제목 날짜 조회추천
2374ji*** '18/07/063882
2373hg*** '18/07/02293 
2372da*** '18/06/099123
2371si*** '18/06/085032
2370in*** '18/06/015542
2369sk*** '18/05/187294
2368sk*** '18/05/017474
2367sk*** '18/04/296891
2366zo*** '18/03/249722
2365sk*** '17/12/0225176
2364le*** '17/11/3017155
2363sk*** '17/11/2515123
2362oi*** '17/11/23204410
2361bo*** '17/11/20723 
2360co*** '17/11/1312501
2359yo*** '17/10/3018052
2358sk*** '17/10/2213115
2357sk*** '17/10/0217792
2356mo*** '17/09/3011933
2355sk*** '17/09/2512014
2354  '17/09/151376 
2353fo*** '17/09/0425087
2352re*** '17/07/3019683
2351  '17/07/07189110
2350sk*** '17/06/1121053
새 글 쓰기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마지막  
총 게시물: 2760 (1/111)  뒤로  앞으로  목록보기
Copyright © 1999-2018 고클래식 All rights reserved.
For more information, please contact us by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