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오페라 - 3D오페라 사랑의묘약
http://to.goclassic.co.kr/concert/3089
오페라를 보고 와서 감상을 한번 써 보았습니다~^^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공연 전에 배를 적당히 채우기 위해. 공연은 동생과 함께 보러갔다. 오페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따라온 동생과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내가 알고있는 몇몇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사랑의 묘약의 주인공들과 대략적인 스토리, 오페라에는 아리아와 레치타티보가 있고 어쩌고 하면서. 동생은 요즘 취업 교육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받으러 다니느라 바쁘다. 그 일과가 끝나고 피곤한 중에 내가 오페라를 보자 그러니 끌려와선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공연 전부터 오페라 얘기만 줄곧 듣느라 벌써 지쳐 보였다. 그래도 오페라는 아예 모르고 보는 것보다 알고 보는게 더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내가 아는 것을 하나라도 더 동생 머릿속에 집어넣어주려고 했다. 동생과 같이, 돈 버는 일과 관련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고나서 오후가 되면 녹초상태로 휴식만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들어가보니 오른쪽에 커다란 파이프같은 것이 멋지게 달려있었다. 웅장한 위압감마저 느껴지는 그 파이프들은 그저 장식용인가? 아니면 극장 음향효과에 관여하는 것인가? 생각하다가 저건 그냥 장식용일 뿐 일거라고 잠정결론을 내렸다. 우리나라엔 그럴듯하게 있어 보이려 하는 겉치레가 너무 많아, 하면서. 그것이 파이프오르간인 줄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몇일 후에 음악의 비밀이라는 책에서 파이프 오르간의 원리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을 읽지 않았더라면 그냥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저 소리를 들을 수 없겠지만 언젠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오르간 공연도 꼭 보러 와서 저 위엄 넘치는 파이프를 통해 과연 어떤 소리가 나는지 들어보겠다.
[크기변환]오르간.jpg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파이프오르간
 
지정된 자리에 앉으니 앞 좌석 뒷면에 작은 모니터가 붙어있다. 수십개의 작은 모니터가 시야에 들어와 계속 화면을 번쩍이며 극장 안내를 하는데 정신 사나웠다. 그래서 내 앞에 있는 것을 꺼버렸다. 공연이 시작되고 보니 그 모니터가 공연 자막을 띄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길래 다시 켜야 했다.
 
오페라가 시작되고 잠시 이야기가 흐르다가 주인공 아디나, 네모리노와 합창단이 처음으로 다같이 노래하는 순간이 있었다. 그 소리들이 다 모여 자연스러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에 감동받았다.
 
주인공들이 노래하는 중에 한편에서는 짧게 발레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야기속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춤 선을 볼때마다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주인공 네모리노와 아디나, 벨코레, 둘카마라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훌륭했다. 여주인공 아디나의 똑 부러지는 모습은 그 소프라노의 실제 성격일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매력적인 소프라노였다. 동생은 네모리노 역을 맡은 테너의 목소리가 좋다며 연기하는 모습이 귀엽다고 극찬했다.
 
[크기변환]인물.jpg
 아디나 역의 소프라노 김민지님, 네모리노 역의 테너 김지민님을 비롯한 멋진 오페라가수들!
 
 
대본을 한번 보고 와서 내용을 알지만 그래도 대사 하나하나를 할 때마다 자막을 보게 되었는데, 무대를 보고 자막 모니터를 보는 일을 번갈아 하는 것이 약간 불편했다.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이야 무대와 모니터의 거리가 가까우니 그나마 괜찮겠지만 멀리 뒷좌석에 앉은 사람들은 가까운데 봤다가 멀리 봤다가 하느라 조금 고생스러울 것 같았다.
 
네모리노의 절절한 아리아를 들을 때, 저 사람이 우리말로 노래를 부른다면 훨씬 와 닿지 않을까 싶었다. 이탈리아어로 이루어진 가사의 진짜 의미, 행간에서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특유의 느낌을 읽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막 의존도가 높아서, 가끔 자막에 오타가 보여 충실한 대사 번역에 대한 신뢰도를 잃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보기는 봐야하는 상황이 아쉬웠다. 그러나 우리말로 바꾸어 부른다면 애초에 창작자가 의도한 느낌들을 잃게 될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쓸쓸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방랑하다 이런 글도 봤다. 판소리를 영어로 부르면 어떻겠냐, 과연 판소리만의 느낌이 살겠냐는 얘기였다. 한순간에 나를 납득시키는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번 찾아보았다. 영어로 부른 판소리는 찾기어려웠고 우리말로 부르는 외국인은 볼 수 있었다.
 
 
*
 
 
[크기변환]KakaoTalk_20180818_184047117.jpg
 공연이 끝나고
 
 
공연이 끝나고 이날의 오페라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느라 수고한 많은 사람들이 무대로 나와서 인사를 했다. 열심히 박수를 쳤다. 최선을 다해 공연을 만들어 주신 분들에게 나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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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08/1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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