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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포니에타 정기연주회 (쇼스타코비치,라흐마니노프,아렌스키,차이콥스키)
2019년 10월 20일 |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서울신포니에타 제 159회 정기 연주회

2019 10 20 () 오후 8

예술의 전당 IBK

R: 30,000 S: 20,000 A: 10,000

예매: 예술의 전당(www.sac.or.kr) 인터파크(www.ticketpark.com)

예매 바로가기 (아래클릭)

http://mticket.interpark.com/Goods/GoodsInfo/info?GoodsCode=19014849&app_tapbar_state=fix

 

D. Shostakovich (1906-1975) 

Two Pieces for String Octet, Op.11

I. Prelude in d minor (Adagio)

II. Scherzo in g minor (Allegro molto)

 

S. Rachmaninov (1873-1943) 

Andante cantabile (Variation No.18 from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 43)

 

A. Arensky (1861-1906) 

Variations on a Theme of Tchaikovsky, Op.35a

 

P.I. Tchaikovsky (1840-1893) 

Souvenir de Florence in d minor Op.70 (orig: String Sextet)

I. Allegro con spirito

II. Adagio cantabile e con moto

III. Allegretto moderato

IV. Allegro vivace

 

 

프로그램 해설 

Leaving Russia (러시아를 떠나며

                                                        - 임형우 (서울 신포니에타 기획 및 연출)  

 

D. Shostakovich - String Octet, Op.11 

출국 허가서

D. 쇼스타코비치 – 남 / 1906년 9월 25일생(生).

- 상기인은 폴란드에서 열리는 제1회 쇼팽 콩쿠르 참가자로서 1927년 1월 출국을 허가함.

 

 현악 8중주는 1927년 1월, 그가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를 떠나기 직전에 초연되었다. 당시 20살의 쇼스타코비치는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그런 성향은 대표작인 교향곡 제1번과 이 현악 8중주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현악 사중주 편성(바이올린 2, 비올라 1, 첼로 1)을 두 배로 확대 편성한 이 곡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악장에 해당하는 Prelude – Adagio는 d단조로 친구인 시인 V. Kurchavov의 죽음에 대한 애도가 짙게 깔려 있다. ‘바로크’ 전주곡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대담한 화성 진행으로 비가(悲歌)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두 번째 악장인 Scherzo - Allegro molto, g단조에서 본격적인 쇼스타코비치 음악의 방향성이 제시된다.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하는 소비에트식 아방가르드의 날 선 세련미가 청자의 고막을 베고, 어둡고 기괴한 춤곡의 삐걱거림에서 쇼스타코비치 고유의 ‘현대성’이 튕겨 나온다. 단 두 악장을 통해 음악은 ‘바로크’에서 ‘현대’로 넘어간다. 그 사이의 ‘고전’과 ‘낭만’은 이 월반(越班)한 천재 작곡가에겐 필요 없는 학년이었다. 이 짧은 현악 8중주곡에서 훗날 작곡될 - 쇼스타코비치 음악의 척추라 할 수 있는 15개의 현악 사중주의 조감도를 미리 엿들을 수 있다.

 야심 차게 참가한 콩쿠르에서 입상하지 못했지만, 천재 작곡가로서 서방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곧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당국의 집중 감시로 이어졌으며, 결국 스탈린 체재하 소련이라는 창살 없는 감옥에 20년간 감금된 채 ‘작곡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S. Rachmaninov - Andante cantabile 

망명 신청서

S. 라흐마니노프 – 남 / 1873년 4월 1일생(生)

- 상기인 러시아 국적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1918년 11월 12일 미합중국으로 망명을 신청함.

 

 미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는 한동안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 연주 투어를 다니며 생계를 유지했다. 당시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노의 파가니니’, ‘리스트의 재림’ 등의 화려한 명성을 얻으며 승승장구한다.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자, 그간 잊고 있었던 작곡가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대곡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작곡한다. 1934년에 작곡된 이 곡은 파가니니의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스’ 중 가장 유명한 제24곡 a단조의 주제를 모티브로 피아노 협주곡 형식으로 작곡한 협주적 변주곡이다. 이 중 제18변주 Andante cantabile는 그 아름다운 서정성으로 파가니니의 원주제 이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곡이다.

 라흐마니노프는 미국 망명 이후 두 번 다시 고향 러시아-소련으로 돌아가 지 못한 채, 1943년 L.A.에서 사망한다.

 

A. Arensky - Variations on a Theme of Tchaikovsky, Op.35a 

사망 진단서

A. 아렌스키 – 남 / 1861년 7월 12일생(生)

- 상기 환자 결핵 및 알코올 중독으로 요양 치료 중 1906년 2월 25일 핀란드 대공국 요양원에서 합병증으로 사망함.

 

 조국을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 ‘러시아 토박이’ 아렌스키는 선배 차이콥스키가 확립한 러시아 음악의 낭만성을 계승한 작곡가다. 모스크바 음악원의 작곡과 교수로 재직할 때  라흐마니노프, 스크랴빈 등의 걸출한 제자를 길러내면서, 슬라브적 서정이 넘치는 작품들을 다양하게 작곡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수려한 곡은 단연 1894년에 작곡한 현악 합주를 위한 ‘차이콥스키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다. 주제의 출처는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가곡 ‘전설 Legend’이다. 이 곡의 가사는 미국의 시인 R.H. Stoddard의 시(詩) ‘장미와 가시 Roses and Thorns’를 러시아의 시인 A.N. Pleshcheyev가 번역한 것이다.

 

  장미와 가시 (전설)

  어린 예수는 훗날 예쁜 장미 화관(花冠)을 쓰려고, 자신의 정원에서 정성스레 많은 장미를 키웠네.

  장미가 꽃 피울 때, 히브리 아이들이 들이닥쳐 장미와 정원을 망가뜨렸네.

  ‘네 정원에는 이제 장미가 없는데, 이제 무엇으로 화관을 만들 거니?’

  ‘너는 아직도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모르는구나. 바로 가시야.’ 예수가 말했다.

  가시 면류관, 장미 대신 핏방울이 예수의 눈썹을 장식했다.

 

 아득한 멜로디를 주제 삼아 7개의 변주가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변주가 진행될수록 시간은 아렌스키에서 차이코프스키로, 차이콥스키에서 번역가로, 번역가에서 시인으로, 시인에서 예수의 가시 면류관으로, 가시 면류관에서 예수의 어린 시절의 전설까지 담담하게 거슬러 올라간다.

 아렌스키는 요양차 갔던 지금의 핀란드 땅에서 사망한다. 러시아 토박이는 죽어서야 사랑하는 조국을 떠날 수 있었다.

 

P.I. Tchaikovsky - ‘Souvenir de Florence(플로렌스의 추억)’, Op.70

입국 신청서

P.I. 차이콥스키 - 남 / 1840년 5월 7일생(生)

- 상기인 러시아 국적으로 여행차 1890년 1월 30일부터 4개월간 피렌체 입국 및 체류를 신청함.

 

 차이콥스키는 생전에 이미 유명 작곡가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 각지로 여행이 잦았다. 1890년 폰 메크 부인의 지원으로 약 4개월간 이탈리아에서 머물렀는데 이 중 약 석 달을 피렌체에서 지냈다. 이 시기에 스케치 형태로 작곡된 현악 6중주 ‘플로렌스의 추억’은 원래 폰 메크 부인에게 헌정할 예정이었으나, 부인과의 미묘한(?) 관계가 끝나는 바람에 페테르부르크 실내악 멤버들에게 헌정되었다.

 

 1악장 Allegro con spirito는 d단조의 소나타 형식으로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제1주제로 벼락같이 시작한다. 이어지는 제2주제는 질주의 피로를 달래주는 느긋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여섯 성부를 이리저리 오가며 대위법적 발전을 이루다가 주제가 극적으로 재현된 후 화려한 코다로 악장을 끝맺는다.

 

 2악장 - Adagio cantabile e con moto는 서양음악사의 대표 ‘멜로디 메이커’인 차이콥스키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D장조의 부드럽고 따듯한 세레나데다. 전체 악장 중 그나마 이탈리아적 이미지가 삽입된 악장으로서, 피렌체의 노란 햇빛과 여유로운 감성이 아낌없이 펼쳐진다.

 

 3악장 - Allegretto moderato에서 장면은 다시 러시아의 농촌으로 돌아온다. 4분의 2박자 스케르초의 3부 형식으로 투박하고 구성진 민요조 가락이 경쾌하게 덩실댄다.

 

 4악장 - Allegro vivace는 곡의 피날레로 소나타 형식이다. 곡은 러시아 촌구석, 가난한 악사가 켜는 싸구려 멜로디의 애달픈 잰걸음으로 시작한다. 곧이어 등장하는 느리고 부티 나는 주제가 허기를 채워주며 얽히고설키는 푸가를 형성한다. 이후 차이콥스키 특유의 몰아치는 합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곡을 마무리한다.

 

 이 곡은 부제가 ‘플로렌스의 추억’일 뿐 이탈리아적 색채가 거의 없고, 멜로디나 내용은 오히려 러시아 민요에 더 가깝다. 아마도 타지에서 느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듯하다. 차이콥스키에게 이 곡은 관광지에서 산 그림엽서 뒤에 러시아어로 써서 부친 편지일 것이다. 하지만 폰 메크 부인으로부터 반송되고, 이 그림엽서에 그려진 플로렌스 풍경 사진은 점점 바래서 없어진다. 10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이 빛바랜 그림엽서는 차이콥스키의 향수가 아로새겨진 ‘러시아의 추억’으로 우리에게 송달된다. 

 

                                                                                       - 임형우 (서울 신포니에타 기획 및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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